어느 유태인 산모가 심한 난산으로 목숨이 위태로워지자, 나는 한밤중에 산모 남편의 부름을 받고 병원에 갔다. 산모는 출혈이 심해 몹시 고통스러워하고 있었다. 그 산모는 처음 낳는 아기였다. 검진을 마친 의사는 산모의 목숨을 건지기가 어렵다고 말했다.
그래서 나는 뱃속의 아기는 어떠냐고 물었다. 잘 알 수 없다는 의사의 대답이었다. 결국 산모와 아기 중 누구를 구하느냐 하는 심각한 순간에 서게 되었다.
두 부부는 이 첫아기를 몹시 기다리고 있었다. 산모는 자기가 죽더라도 아기만은 살려달라고 부탁했다. 여러 가지 의견이 나왔으나 결론이 나지 앉자 결국 나에게 결정권이 주어졌다.
나는 먼저 내가 내리는 결정은 내 개인 생각에 의한 결정이 아니고, <탈무드>와 유태인의 오랜 전통에 입각한 결정임으로 이에 반드시 따르겠는가를 다짐하였다. 두 부부는 유태인의 전통이라면 결정에 따르겠다고 동의하였다.
나는 곧 산모를 살리고 아기를 포기할 것을 결심하였다. 그러자 산모는 그것은 살인 행위라고 반대하였다.하지만 유태인의 전통에 의하면 태어나기 전의 아기는 생명이 없는 것으로 되어 있다. 뱃속의 태아는 산모의 몸 일부분인 것이다.
생명을 구하기 위해서는 몸의 일부분 즉 팔이나 다리를 잘라내는 일도 있다. 유태의 전통에는 만약 이러한 경우엔 반드시 산모의 생명을 구하도로록되어 있었던 것이다.
그 자리에는 카톨릭 신부도 있었는데 그는 아기를 구하고 산모가 희생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. 카톨릭에서는 임신이 되면 이미 새 생명이 이루어진 것으로 여김으로, 카톨릭측 입장에서 보면 산모는 이미 세례를 받아 구원되었으나 뱃속의 태아는 아직 세례를 받지 못할 경우가 되는 것이다.
유태인들의 결정은 수긍이 되지 않는다고 의아해 했다. 그러나 두 부부는 나의 결정에 따랐기 때문에 산모는 생명을 구했고, 그뒤 곧 두번째 아이가 이 세상에 태어났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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